영국 총리, 또 궁지 - 원내총무 "바른 결정하라" 반발 사임

포인트뉴스 편집 | 발행:2020.04.22 22:44
전준혁 기자 = 테리사 메이 정부가 혼란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다. 사실상 붕괴가 시작된 모양새이다.

564.jpg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 원내총무는 전날 메이 총리가 발표한 유럽연합(EU) 탈퇴합의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사임을 발표했다. 더 이상 메이 총리식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접근법을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보수당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외면당하면서 결국 수일 내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드섬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사임 서한을 게시하고 메이 총리가 지금까지 내놓은 "불편한 타협"을 수용했으나 "더 이상 이러한 방식으로는 (2016년) 국민투표(결과)를 이행할 수 없게 됐다"고 썼다.

레드섬 의원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탈퇴합의 법안은 영국의 주권을 지키지 못하며 ▲제2 국민투표는 나라를 위협할 정도로 분열시키고 ▲최근의 브렉시트 방안들은 내각 구성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으며 ▲장관들 사이의 분열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 붕괴로 이어졌다며 사임의 이유를 밝혔다.

레드섬 의원은 "내일(23일) 선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우리의 우수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사임 시기를 신중히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요소를 담은 (탈퇴합의) 법안을 발표하는 내일, 원내총무로서 하원을 이끌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레드섬 의원은 23일 메이 총리가 내놓은 EU 탈퇴합의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법안의 세부 내용을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었다. 메이 총리가 발표한 브렉시트 합의 법안에는 제2 국민투표 시행, EU 관세동맹 잔류 등 그동안 보수당 강경파들이 반대해 온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됐다.

그는 "메이 총리의 충직함, 문제해결 능력, 결단력을 높게 평가한다. 국가와 정부, 그리고 우리 당을 위해 바른 결정을 하길 바란다"며 서한을 마쳤다.

레드섬 의원은 2016년 메이 총리에 맞서 보수당 내 당대표 경선을 치른 인물이다. 경제장관, 에너지장관, 농무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치통으로 보수당의 대표적인 강경 브렉시트 추진파다.

제1야당인 노동당 예비내각의 존 맥도널 재무장관은 "우리는 정부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메이 내각이 물러날 경우를 대비해 우리(노동당)로 구성된 정부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맥도널 장관은 "누가 메이 총리를 대체하든 더 이상 보수당은 의회 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보수당 당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그레이엄 브레디 1922 위원장은 영국 내 유럽의회 선거가 끝나는 24일 메이 총리를 다시 만나겠다고 설명했다. 한 1922 위원회 소속 의원은 "우리는 메이 총리의 사임을 바라고 있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보수당 내부 규칙 변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해 12월 열린 신임투표에서 찬성 200표 대 반대 117표로 승리를 거둔바 있다. 보수당 당규는 1년 내 같은 인물에 대한 신임투표를 다시 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1922 위원회가 이같은 규칙을 변경한다면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가 다시 한번 열릴 수도 있다.
뒤로가기
목 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