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죽음의 고리’ 시작되나...'역환율 전쟁'

포인트뉴스 편집 | 발행: 2022년 08월 02일
[포인트뉴스]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1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주요국도 덩달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명 ‘역환율 전쟁’이다. 강달러가 또다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죽음의 고리’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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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잿빛 전망에 휩싸이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무섭게 뛰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지난주 109.29로 20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16개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달러지수 역시 2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일본 엔화는 20세기 말 이후 최저치로 평가절하됐고, 유로화는 1유로가 1달러를 밑돌며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패리티(1달러=1유로)가 깨졌다.

강달러 추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2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들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낮추는 환율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미 연준이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통화 긴축에 나서면서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는 역환율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주요국들의 선제적 대응에도 연준의 긴축 속도가 가팔라 미국과의 ‘금리 역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역전은 해외자본 유출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작용한다.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 시장에서 강달러는 수입국의 부담을 키운다.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또다시 달러 가치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달러의 ‘자기강화 순환 고리(self-reinforcing feedback loop)’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강달러로 생산원가가 치솟으면서 세계 제조업이 위축된다. 그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무역이 감소한다.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다시 달러 가치가 뛰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JST어드바이저의 창립자인 존 투렉은 “예상을 뛰어넘은 인플레이션과 여전히 상승 중인 원자재 가격을 고려하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달러 ‘죽음의 고리(Doom loop)’에 빠져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과 2018년에도 주목할 만한 강달러 시기가 있었다. 당시 연준이 긴축 정책을 시도하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했고 중앙은행이 손을 떼면서 상승세가 멈췄다. 그러나 이번 사이클이 더 끔찍한 이유는 악순환을 끊어줄 외부 요인이 없다는 점이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9.1% 뛴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은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다. 유럽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유로화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달러를 밀어 올리는 형국이다. 달러 강세가 달러 가치를 더 끌어올리는 죽음의 고리로 전 세계가 빨려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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