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여유, 독일까 약일까?

포인트뉴스 편집 | 발행:2022.11.22 18:04
[포인트뉴스] = 커피 한 잔은 나른함을 쫓아내고 지쳐가는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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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서너 잔 커피를 규칙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성이 낮고 심지어 사망도 적다고 하니 금상첨화다. 그런데 이런 의학적 효능을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야가 심장에도 있으니 바로 부정맥이다.

부정맥 환자는 물론 의사들도 커피가 부정맥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의사들은 술ㆍ담배ㆍ커피를 심장에 해를 끼치는 삼총사로 여겨 절대 피하라고 권한다. 커피가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낮춘다고 하는데 부정맥에는 예외적으로 해가 될까.

커피는 교감신경 흥분 작용을 지니고 있어 혈압을 올리고 심박수를 증가시킨다. 심장박동이 실제 빨라지니 두근댄다고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커피는 중추신경 흥분 작용이 있어 각성 효과를 나타내니 감각이 더 예민해진다. 따라서 심장박동이 빨라져 생기는 두근거림을 실제보다 더 증폭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니 부정맥이 없는 이들도 커피 효과로 인해 부정맥 증상과 비슷한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커피가 부정맥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오히려 커피가 여러 심장 기능을 보호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미 1989년 미국내과의사회 저널에 심한 심장 질환과 심실 조기 수축 부정맥을 동시에 지닌 환자에게서 커피의 영향을 조사해 발표한 적이 있다.

90% 환자에게서 심실 조기 수축이 있었는데 하루는 카페인 함유 커피를 다음날은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를 마시고 부정맥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마신다고 심실 조기 수축이 더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16년 발표된 무작위 이중 맹검 연구 결과(JAMA)는 더 리얼하다. 이중 맹검은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연구 방법이다. 의사는 물론 환자도 자신이 섭취하는 내용물에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카페인 500㎎을 5시간 내에 섭취하게 했다.

1주 후에는 같은 방식으로 플라시보(위약)를 섭취하게 했다. 평균 심구혈률이 29%(정상은 55~60%)로 심장 기능 저하가 매우 심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심장 중환자가 커피 3잔 정도를 단시간 내에 섭취하므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간 심전도 감시까지 동원했다. 놀랍게도 단시간에 고용량 카페인을 섭취해도 심실 조기 수축과 심방 조기 수축이나 빈맥 발생이 악화하지 않았다.

지난 9월 유럽심장예방저널에 실린 논문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확인했다. 원두나 인스턴트 상관없이 하루 4~5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 디카페인 커피에서는 그런 효과가 없었다.

여러 객관적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설문 조사에서는 많은 심방세동 환자들은 커피가 심방세동을 유발한다고 답한다. 의학적 발견과 환자의 믿음 사이에 간극이 크다. 심장에 좋다니 마음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커피를 마실 필요는 없다. 다른 좋은 기호 음료도 좀 많지 않은가. 반면 간절한 한잔의 커피를 심장 건강을 걱정해 참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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