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우승했다고 실력이 늘진 않아”

포인트뉴스 편집 | 발행: 2022년 07월 26일
[포인트뉴스] = 임윤찬이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 이강숙홀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을 차지했다. 임윤찬은 “달라진 것은 없다. 우승했다고 실력이 느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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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은 반 클라이번에서 라흐마니노프 3번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등을 선보였다. 어린 나이의 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능숙하고 몰입도 높은 연주가 음악팬과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임윤찬의 말은 연주와는 달랐다.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면서는 줄곧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음… 어…”라고 말을 쉬어가며 길지 않은 문장을 만들어 답변했다. 답변 사이에는 연신 물을 들이켰다. 화제가 된 자신의 연주 영상을 보았느냐는 질문에는 “콩쿠르 기간에는 카톡만 남기고, 유튜브, 구글 앱을 지웠다. 콩쿠르가 끝난 뒤에도 내 연주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콩쿠르에서 바흐를 연주하고 한참 침묵하다가 스크리아빈으로 넘어간 이유가 있는지 묻자 “바흐에 영혼을 바치는 기분으로 연주했다. 그렇게 연주하고 바로 스크리아빈으로 넘어가기 힘들어 시간을 뒀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는 임윤찬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사사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 교수도 동석했다. 임윤찬의 행간은 손 교수가 채웠다. 손 교수는 임윤찬이 12살 때 처음 만나 피아니스트로서의 성장을 도왔다. 손 교수는 “윤찬이가 매주 제게 들고 오는 곡들을 같이 본다. 정말 다른 생각 없이 음악에만 몰두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윤찬이 보여주는 진정한 자유, 음악의 힘이 조그만 연습실에서의 자기 단련과 절제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 놀랍다. 한 사람의 음악가가 앞으로 어떤 인생을 거쳐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선생님과 레슨하면서도 피아노 얘기만 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옛날 예술가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는지도 얘기했다. 선생님은 제 인생의 모든 것에 영향을 주셨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20세기 초중반 피아노 거장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오직 악보와 피아니스트 사이에서 음악을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독창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유튜브 같은 것이 발전돼 있어서 다른 사람 연주를 쉽게 들을 수 있고, 저도 솔직히 말해 무의식적으로 다른 이의 좋은 연주를 따라 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건 잘못입니다. 옛날 예술가들의 연주 과정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러셀 셔먼은 피아니스트이자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인문주의자다. 손민수는 그의 제자다. 인문주의적 피아니스트의 면모는 임윤찬으로 이어진다. 임윤찬은 “여러 책을 읽어왔지만, 계속 읽게 되는 책은 단테의 <신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신곡>을 모두 구입해서 읽었다고 한다. 리스트의 ‘순례의 해, 이탈리아’의 마지막 곡이 ‘단테 소나타’인데,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 읽은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손 교수는 “음악은 나와 피아노 사이 수많은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무엇보다 한 인간으로서 윤찬이의 음악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끝까지 음악적 지조를 잃지 않는, 누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음악가가 됐으면 좋겠다”며 제자의 앞날을 응원했다.

임윤찬은 8월 1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바흐 피아노 협주곡 5번 연주를 시작으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연주(10월 5일, 롯데콘서트홀), 콩쿠르 연주곡들로 구성된 우승 기념 공연(12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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