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 ‘비(非)지정문화재’ 이순신 장군 유적 막힌다...

포인트뉴스 편집 | 발행: 2022년 01월 07일
[포인트뉴스] = 게바위 유적이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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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개통 예정인 서부내륙고속도로 1단계 구간의 제12공구 도로가 게바위 바로 옆 가림막 뒤로는 4층 건물 높이인 11m의 성토 작업을 벌인 뒤 그 위에 도로를 만들게 된다.

게바위엔 각별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순신 장군의 일생에서 가장 비통한 장면이 펼쳐진 장소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중인 1597년(선조 30년) 모함으로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당한 이순신은 서울로 끌려가 의금부에서 고초를 겪은 뒤 백의종군하기 위해 경남 합천으로 향했다. 이때 전남 여수에 있던 모친 변씨가 아들의 소식을 듣고 급히 뱃길로 올라오던 중 세상을 떠났다.

고향 아산의 게바위 포구에서 어머니를 맞으려던 이순신은 4월 13일 이곳에서 부고를 듣고 죄인의 신분으로 모친의 시신을 맞았다. 조카 이분이 쓴 ‘행록’은 이때 이순신이 통곡하며 ‘나라에 충성을 바치고자 했건만 죄가 이미 이르렀고, 어버이께 효도하려 했으나 어버이마저 떠나셨네(竭忠於國而罪已至, 欲孝於親而親亦亡)’라 절규했다고 기록했다.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충효의 화신이라 할 이순신 장군이 자기 의지나 행동과 무관하게 마치 ‘불충·불효자’처럼 돼 버린 기가 막힌 장소”라고 말했다.

이토록 중요한 유적지와 맞붙은 도로가 건설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이 ‘비(非)지정문화재’기 때문이다. 1979년 삽교천방조제 완공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게 된 뒤 방치돼 있다가 한 독지가가 땅을 사들여 아산시에 기부채납했고, 2006년에야 향토문화유산이 됐다. 그러나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이나 시·도 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문화재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종천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회장은 “학생과 군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계승하자며 걷는 ‘백의종군로’가 중요한 곳에서 끊기게 됐다”며 “지정이냐 비지정이냐를 따지며 유적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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